“잃어버린 10년 - 이혼 후 10년은 부부관계와 가정만 잃어버린 게 아니라 인생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입니다. 공황상태 같고 정지된 것 같은 10년을 당신과의 혼인식으로 되찾았으니, 이제 내 나이 겨우 43세입니다. 그러나 예전 40대처럼 살지 않겠습니다. 여유 없는 삶을 살고 싶지 않습니다. 돈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자식들의 안녕에만 얽매여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나는 새로운 삶을 살 것입니다. 당신이 우리 사회를 위해 선한 싸움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 더욱 너그러워지고 자상하게 표현하면서 살겠습니다. 우리는 이제 시작입니다.

… 우리는 부족한 존재입니다. 지난날 우리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우리의 상처는 진화의 징표입니다… 이제 그 상처를 사랑하기 위해 당신과 함께 합니다… 그리고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겠습니다.”


위 글은 2006년 10월에 여성신문에 실린 ‘홍미영의 재혼일기’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당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의원 홍미영은, 인천 시의원으로 같이 활동하던 배우자를 만나 51세, 53세의 나이로 재혼했습니다. 이 글은 결혼식때 배우자가 쓴 편지의 일부입니다.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재혼일기를 쓴 홍미영의 용기도 대단하지만, 저는 이 편지를 남다른 감회를 가지고 읽었습니다. 딱히 ‘재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자의 감회가 제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설마 모른다고 하지는 않으시겠지요? ^^  보통사람들도 모두 ‘공황상태 같고 정지된 것 같은’ 시간들, ‘여유 없는 삶’, ‘돈의 노예’, ‘자식들의 안녕에만 얽매인’ 그런 경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상처’를 겪을 수 있습니다.  그 모든 체험과 상처가 있어 우리의 출발이 눈물겹고, 우리네 삶이 결연해집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일일이 상처를 겪지 않고도 깨닫습니다. 흠집을 내지 않고도 조화를 이룹니다. 그러나 상처를 가지고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더욱 인간적이고 깊이있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좌절과 두려움, 자기비난을 넘어 도달한 긍정이 더 진짜일 것 같습니다. ‘상처를 진화’시킬 수 있다면, ‘가지않은 길’의 회한만 못하겠습니까?  다만 한 가지, 상처는 오직 극복되어야만 진화의 징표가 될 수 있겠지요.




Posted by 미탄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