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새알심2008. 5. 8. 15:0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제 오후에는 갑자기 흥이 도져 김밥을 싸서 성벽 아래로 나갔습니다. 포도주에 접시까지 대동한 것은 순전히 포스팅을 겨냥한 것이지만요. ^^  전에 학원할 때 재미교포 강사가, '왜 여기에는 공원이 없어요?' 하고 한탄하더니, 이 곳에는 공원이 많아서 참 좋습니다.


012


하루가 다르게 풍부해지는 나무를 보며, " 아!  좋다" 소리를 연발합니다. 김밥을 먹고 애들은 자전거를 타고, 나는 산책을 했습니다. 일부러 잔디 좀 밟았습니다. ^^  그 푸르름을,  초록을 좀 더 가까이 느끼고 싶었습니다. 운동화를 뚫고 까실까실한 잔디의 촉감이 전해져 옵니다.  젊은 날 농사짓던, 동강변 미탄면의 까까머리 머스매들이 떠오릅니다. 그 놈들의 머리를 쓰다듬듯  잔디를 느껴봅니다.  운동화 밑 잔디의 감각을 통해, 흙을 느끼고 자연을 느끼고 지구를 관통하여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젊은 날부터 지금까지 일관된 '나'를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저 마음이 가는대로 따라가도 행복할 수 있다는 흡족함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주 보는 화성열차인데도 푸르름 속에서 보니 한결 좋습니다. 수원화성, 한 번 와볼만 합니다.
화성을 따라 한 바퀴 걸어도 좋고, 느림보 화성열차를 타도 좋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불구불 성벽을 따라 걸으며 포루 등 갖가지 부속물과 휘날리는 깃발을 보노라면, 모처럼 역사와 시간에 대해 생각키워집니다. 지금 내가 발 딛고 선 이 시간도 언젠가 과거 속으로 밀려나겠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화성행궁 쪽으로 성벽을 중심으로 양쪽에 숲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벚꽃과 진달래, 개나리 흐드러졌더니, 요즘은 작약과 <혹시 모란? ^^> 담쟁이가 볼만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면도 부럽지 않게 잘생긴 소나무도 많고, 이렇게 아기자기한 소롯길도 많습니다.
제법 울창한 숲길을 이리저리 거닐다가, 아무 곳에나 앉아 쉬어도 좋습니다.
강원도에서도 충청도에서도 못 본 꿩이 수시로 출몰합니다.
청설모가 나무를 타느라 송화가루가 날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기묘묘한 모양의 돌로 쌓은 성벽도 볼만합니다. 컴퍼지션을 보는 것처럼 다양하게 분할된 면과, 독특한 질감이 좋아 여전 손으로 쓰다듬어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담쟁이가 무서운 기세로 성벽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돌 틈의 작은 꽃 한 번, 젊은 느티나무 한 번 올려다보는 사이에, 어느새 하루 해가 저물어 갑니다. ^^
Posted by 미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햇살

    나도모르게 화면에 손이 가요..
    김밥 과일. 이야.............소풍 ......... 설렌다

    요즘 놀러다니기 좋은 날씨..ㅋ

    2008.05.09 23:36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번에 벚꽃 피었을 때, 화성 길이 얼마나 좋은지, 변경연에 번개 때리고 싶었지요. 수원 화성 번개^^
      그만한 마음의 여유도 없이 사는 내가 싫었구요. ㅜ.ㅜ

      2008.05.10 00:19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