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새알심2008. 5. 2.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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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 드라마 '온에어'는  독보적인 드라마이다. 방송가에 대한 직업드라마인데, 아주 리얼하다.
하나의 직업세계를 속속들이 아는 사람 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드라마제작에 관한 이해가 아주 넓어졌다.
 
작가 김은숙과 신우철 PD는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연인' 을 같이 만들었다고 한다.  서로의 스타일과 감성을 속속들이 이해할만큼 호흡을 맞춰온 셈이다. 또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을만한 역량과 경험이 쌓이기도 했다. '온에어'에서 배운 바에 의하면, 김은숙과 신우철의 조합이면 어떤 실험을 해도 먹힐만 했겠다. 과연 '온에어'는 기존의 직업드라마를 넘어서는 새로운 역사를 써주었다. 하는 척만 한 것이 아니고, 보여주는 척만 한 것이 아니라, 방송가의 실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의 권력과 이해관계는 물론, 시청률과 쪽대본, 성상납, 여배우 비디오 같은 미묘한 사안까지 다루며, 일진보한 리얼리티를 보여준다.

드라마 속 첫 방송이 나간 뒤 모든 구성원이 시청률에 극도로 신경쓰는 장면은, 아주 박진감있게 처리되었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며 하나의 가능성을 보았다. 재벌가나 출생의 비밀이 아니고도 완벽한 구성과 집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실제로 이 드라마에서도 주인공 네 명의 러브라인은 너무 미진하고 복잡하고 impact가 약하다. 방송이야기를 좀 더 굵직하고 박진감있게 구성하고, 러브라인은 최소로 줄이는 것이 나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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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에어'에서 가장 보기좋은 배우는, '국민요정' 오승아로 분장한 김하늘이다. 까칠하면서도 생각이 많은 캐릭터에 몰입하여  즐기는 눈치가 역력하다. 유명작가 역할의 송윤아도 나쁘지 않다.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어린애 같은 작가의 모습을 과장연기로 잘 보여준다. 이범수, 작은 키가 좀 아쉽지만 ^^ 연기 잘 한다. 박용하, 오랜만에 드라마에 나왔는데 여전히 쌩쌩한 모습이 보기 좋지만, 연기의 일관성이 좀 부족하다. 수재출신의 원칙적인 감독 역할과, 친밀감을 표현할 때의 연기가 따로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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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에어'에는 화려한 까메오가 나온다.  스타제작진의 파워로 전방송사적인 지원을 받는 것을 첫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이것도 '온에어'에서 배운 것이다. 까메오도 너무 많으니까 드라마의 품격을 떨어뜨린다. 어디까지나 까메오는 까메오, 희소성이 더 묘미를 살릴 뻔했다.

어쨌든 드라마 초기에 전도연이 나왔다. 그리고 명대사를 날렸다. 자신처럼 되고 싶다는 배우지망생 김하늘에게 하는 말이다.
" 얘, 너는 나처럼 되고 싶다는 애가 나한테서 멋있는 것 밖에 못 봤니?"
그것도 좋았다. 그 다음 말은 더 좋았다.

"나처럼 되는 건 쉬워, 얘. 나처럼 되고 싶게 만드는 게 어렵지"

작가도 이 표현을 공들여 쓴 것이 틀림없다. 오승아의 입을 빌려, 자기처럼 되고 싶다는 철부지 채리에게 한 번 더 써먹은 걸 보면.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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