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책2008. 4. 28. 19:49
포스트잇 라이프(핸디북) 상세보기
앨리스 카이퍼즈 지음 | 까멜레옹 펴냄
※ 본 제품은 손에 쏘옥 들고 다닐 수 있는 포켓용 사이즈의 핸디북입니다. 나는 여자인 엄마를 상상하는 게 어려웠어. 여자로서의 엄마 얘기를 해 줄래요? 철없는 10대 딸과 암 투병 중인 싱글맘이 냉장고에 메모를 붙이며 주고받은 감동의 이야기. 산부인과 의사인 싱글맘과 열다섯 살 10대 딸이 냉장고 문 위에 붙이는 메모를 통해 서로 대화하고, 싸우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기존 소설에서 볼 수

이 책의 원제는 Life on the regrigerator door 이다.  역자인 신현림이 타이틀을 잘 붙여놓았다. 작은 책과 포스트잇이 어울리고, 부르기 좋고 기억하기 좋고 옮기기 좋으니 성공한 타이틀로 보인다.

산부인과 의사로 바쁜 엄마가 열 다섯 살 딸과 교환하는 포스트잇 메모를 그대로  실어놓았다. 책이 작은 편인데도, 조그맣고 노란 포스트잇은 작은 지면의 반도 채우고 있지 않다. 당연히 실화인 줄 알았다. 그런데 소설이란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평이하고도 잔잔한 일상이 짧은 메모 속에 펼쳐진다.  천연덕스럽게 사소한 일상을 다루던 쪽지에 엄마의 유방암 발병이 알려지고, 엄마가 읽을 수 없는 마지막 메모로 이야기는 끝난다. 어찌보면 아주 흔하고 단순한 스토리인데, 독특한 형식과 짧은 본문 때문에 더욱 충격적인, 그래서 울컥 올라오는 것이 있다. 그러니 작아도 야무진 구성과 계산된 효과 면에서 성공한 셈이다.

웅크리고 앉아 피터-토끼-를 툭툭 건드릴 때면 엄마와 함께 한 여름과 가을이 생각나.
함께 앨범을 만들고 지니아줌마가 만들어준 저녁을 먹고 서로를 더 잘 알아가던 시간들이.
마지막에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잊으려고 노력해요.
그러나 엄마가 얼마나 참았는지 잊으려고 노력해요.
그러나 엄마가 얼마나 강했고 용감했는지는 절대 잊지 않을거야
우리에게 더 많은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걸.
엄마, 그래도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있어서 기뻤어.
엄마를 위해 이 편지 여기에 남겨둘게.

우리에게도 날마다 아이의 도시락에 넣어주었던 쪽지를 모은 조양희의 '도시락편지'가 있다. 그 책도 꾸준히 개정판이 나올 정도로 독보적인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그것은 실화이고 포스트잇라이프는 소설이다. 그 책에 비해 아주 짧기도 하다. 그러나 두 권의 책 모두 삶과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데는 손색이 없다. <이 책은 죽음까지도>
 
누군가의 기발한 착상, 그로 인한 성공을 눈 앞에 보노라니, 이런 형식이 왜 이제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로 이 책은 자연스럽다.  진작부터 있어야 할 것이 이제야 나온 것처럼 당연하고 익숙하다면, 독자에게 수용될 가능성은 아주 높을 것이다. 그 영역 중에 아직도 발굴되지 않은 아이템이 무진장할 텐데...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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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책 무쟈게 매력적인데요^^
    삶의 진정성이 전해진다면 어떤 책이든 그 나름의 값어치를 한다고 믿지만
    그래도 착상의 기발함과 타이틀의 강렬함부터 너무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힘이 있네요.

    그리고 꼭 이런 책 쓰세요^^

    2008.04.28 21: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 내게 있는 것은 진정성밖에 없다~~ 는 생각인데요, 독자에게 다가선다는 것에 혈안이 되다보니, 이런저런 방식에도 관심이 생기네요.

      2008.04.29 05:56 신고 [ ADDR : EDIT/ DEL ]
  2. 오~포스트잇 참 좋아하는 제품인데 이런 것을 활용한 소설도 있군요 ^^
    소설은 생각보다 잘 읽지 못하는 편인데 이 책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도서관에 꼭 있었음 좋겠어요.

    2008.04.28 23: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신간이라 아직 도서관에는 없을텐데요, 그대신 서점에서 10분 만에 읽을 수 있어요. 그러고보니 비닐포장도 안했군요. 저는 딱히 흥행성 때문이 아니라, 이렇게 독창적인 것에 무조건 이끌리곤 한답니다.

      2008.04.29 05:58 신고 [ ADDR : EDIT/ DEL ]
  3. 저도 이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화인줄 알았는데 소설이였군요. 그래도 실제 생활에서 실천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과 하면 좋을 것 같네요 ^^

    2008.04.29 00: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어찌나 능청맞게 사소한 상상력을 발휘했는지 놀라웠어요. 요즘 저는 딸애와 '문자 메시지'로 많이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아이들과 새로운 소통 통로를 개발하시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

      2008.04.29 06:00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