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타 로딕, 영적인 비즈니스

<1> 저자소개

- 아니타 로딕은 1942년 영국의 해변도시 리틀햄프턴의 이탈리아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에게서 과감하고 도전적인 생활태도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 열 살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찍은 6장의 사진이 있는 유태인 대학살에 관한 책을 본 후 이미 10대에 운동가로 각종 시위에 참가했으며, 이런 자신을 배척하지 않은 선생님들께 감사하고 있다.

- 스스로 무정부 상태를 좋아하는 기질이라고 말하는데, 실제로 1960년대에 평화를 부르짖으며 세계를 떠돌아다닌 히피족이었다. 원주민 특히 유목민과 함께 있을 때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편안하다고 말하는 자유인이다.

- 이 책에서는 ‘기업의 윤리적 책임’에 대해 집중적으로 언급하고 있고, ‘일반적인 경영’에 대해서는 거의 나와있지 않지만, 그녀는 비즈니스의 귀재임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았다면 거대한 기업 ‘바디샵’을 그토록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단지 이상적이면서 비즈니스에 소질이 없는 사람에 대한 극단적인 예가 있다. 그녀가 미국에서 프랜차이즈를 모집했을 때, 바디샵의 사회적 활동 때문에 많은 사회운동가들이 사업신청을 했다. 그 중에는 비즈니스에 너무 소질이 없어서 시트콤의 소재가 될 정도로 우스꽝스러운 일을 저지른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심한 경우에는 그런 일까지 생기는 것이다.

- 아니타 로딕에게서는 전략가적 기질도 엿보인다. 주로 좋은 목적을 위해 쓰였고, 아마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천부적인 것이겠지만. 걸프전반대 캠페인에 대해 전문경영가의 반대에 부딪쳐 회사 내에서 찬반토론회가 벌어졌을 때 아니타는 스스로 자기 주장을 역설하 지 않고 참전경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에 대해 말하게 한다. 결국 그 녀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였다.

- 그녀에게서는 타고난 선전선동가적 기질도 느낄 수 있다. 바디샵의 전 매장에 포스터는 물론 인용구를 크게 써 붙여놓았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도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는 인용구들은 자신의 주장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크리스마스 시즌에 바디샵 매장에 걸려있는 19명의 오고니족 투사의 얼굴이란 상상만 해도 극적이다.
그녀는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을 선전에 활용할 줄 안다.

- 그녀에게는 ‘덩어리’ 혹은 ‘화신’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집약된 열정이 있다. 무슨 일이고 했다 하면 아이디어가 넘쳐나며, 즉각적이고 세부적인 추진력이 뒤따르며, 끝내 자기 목적을 관철시키고야 마는 ‘이념과 실행의 열정덩어리’이다.

- 결과적으로 아니타 로딕은 상업적인 성공을 통해서 사회적 활동을 실천하며, 기업의 영성에 대해 기본적인 질문과 해답을 제공한 살아있는 사례를 제시하였다.

- 경영학 교육에 영성을 도입하는 것, 사람들을 멸종위기에 처한 환경으로 데리고 가서 환 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생태계 여행 등 그녀의 아이디어와 실험은 계속된 다.

<2> 소감

책에 실린 아니타 로딕의 사진은 마치 원주민과 같은 인상을 주었다. 강인한 피부,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반짝거리는 눈, 자신있게 드러낸 주름살에서 야성이 보였다.
책에서는 전혀 다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그녀가 자유와 평화의 상징인 히피 생활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 그녀의 기질을 단적으로 나타내 준다. 아니타의 둘째 딸 샘 역시 3대에 걸친 개성을 보여준다. 샘은 캐나다 밴쿠버의 드라이버라는 곳에서 몇년동안 살았는데 그곳은 밴쿠버 거리에 버려진 각종 쓰레기를 청소하고 고쳐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시스템을 가진 곳이다.

타고난 직관과 행동성을 가진 아니타가 사업을 시작한 것은 순전히 호구지책이었다고 말한다. 특히 고객들이 빈 화장품 용기를 가지고 오면 거기에 리필해 주는 것도 사실은 아니타에게 돈이 없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바디샵은 엄청나게 성공했고, 아니타는 그 성공을 거머쥐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한 두번의 행운은 찾아오는 것같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그 행운을 발판삼아 그 다음 단계로 올라서지 못한다. 오히려 기회가 지나간 다음에야 아, 그것이 내 인생의 기회였구나, 하고 깨닫는다. 일본인이 지은 자기계발서 중에 인상적인 제목이 있었다. ‘바보들은 기회가 와도 붙잡을줄 모른다’
아니타는 사업의 성공을 통해서 사회적인 이상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바디샵에서는 인간의 생사에 관련된 물건을 만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을 통해서 가치가 없는 기업에 가치를 부가할 것인가 하고 그녀는 묻는다. 결국 그녀는 세 가지 통로를 통해서 자신의 일과 기질을 완벽하게 통합시킨다.

첫째는 바디샵 내부에서의 윤리적 실천이다. 동물 실험한 성분을 구입하지 않으며, 불법으로 벌목한 나무를 사용하지 않으며, 바디샵이 구입하는 어떤 것도 인권을 유린하는 정부를 지지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 납품업체조차 사회적 감사와 동물 보호 환경 보호 감사를 받겠다고 동의해야만 계약을 체결하였다.

둘째는 소규모 원주민 공동체와의 직거래사업이다. 아니타는 소규모 경제활동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가난한 주택지구인 이스터하우스에 소프워크스를 세웠으며, 그것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브라질의 한 여성 협동조합과 바바수 오일을, 가나의 여성 협동조합에서 시 너트 버터를 공급받는 등 경제적으로 소외된 세계 여러 지역과 직거래를 함으로써,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켰다. 제3세계의 여성들에게 경제적인 기회는 돈 이상의 의미가 되었다. 그것은 근본적인 자아 존중심을 드높이고, 교육 보건 문화적 연속성을 촉진시키고, 과거를 보호하는 동시에 미래를 형성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것이 돈의 본래적 의미이다. 돈은 그렇게 생명과, 인간의 근본적인 존엄을 위해 쓰일 때는 신성하다. 힘이 있다. 지나치게 풍부해서 차고 넘치게 되면, 돈의 위력을 잃고 추해진다. 아니타도 지적했듯이 많은 기업가들은 놀랍게도 ‘결핍’을 경험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현명한 부모라면 의도적으로라도 요즘 아이들에게 ‘결핍’을 체험하게 해 주어야 하리라.

세째는 전쟁반대, 자본의 횡포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각종 캠페인 및 직접지원이다. 이 부분에서 아니타의 상상력과 행동력은 굉장하다! 놀랍다! 실로 대단하다!
1000여명의 노숙자들을 판매원으로 등록시킨 <빅 이슈>는 그 자체가 잡지로도 성공적이거니와, 노숙자 문제해결에도 탁월한 사례를 남겼다. 그야말로 ‘머리와 심장과 몸이’ 함께 움직여야만 얻을 수 있는 성과이다.

석유다국적기업 셸의 무차별한 개발사업에 저항하는 나이지리아 원주민 오고니족을 지원한 이야기 역시 감동적이다. 아니타는 우선 오고니족 지도자 켄의 석방을 요구하는 편지쓰기 캠페인을 벌였다. 그리고 런던에 있는 오고니족 협회가 조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무집기를 제공하고, 오고니족 대표부가 UN 인권 소위원회에서 연설할 수 있도록 나이로비에서 제네바로 오는 항공료를 지불했다. 일단 한가지 목표를 정하면 즉각적이고 전면적으로 가동되는 아니타의 실행력은 거의 동물적인 감각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지속적인 활동은 - 비록 켄사로 위와와 동지들은 처형되었지만 -1997년 셸로 하여금, 인권과 지속적인 발전을 회사 정책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는다는 개정된 경영 헌장을 내놓게 만들고야 만다.

나는 아니타를 읽으며 <대담>에서 가졌던 약간의 거부감이 설명되는 것을 느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그렇게 많은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아니타처럼 , 인생은 신성하며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지극히 간결한 원칙을 가지고 그처럼 엄청난 활동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학자들은 연구와 지식으로 사회에 헌신하는 사람들이지만, 나의 평가는 건강한 상식에 기초한 실천가로 기우는 셈이다.

누군가는 이 책을 ‘기업의 윤리적 기초’에 중점을 두어 읽기도 할 것이다. 나는, 강하고 독특하며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인간 아니타에게 더 관심이 간다.
‘나는 다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며, 심지어 작년의 나와도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우리에게는 단 한 번의 기회밖에는 없다. 죽으면 갈 곳도 여행할 곳도 없다.’ ‘덧붙일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가치를 덧붙일 수 없다.’ ‘일에 가치체계를 부여함으로써 일을 재창조할 필요가 있다.’ ‘재미와 열정, 사회적 관심을 일상 생활의 일부로 삼는 한편, 이론과 실천 사이의 간격을 좁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 .....
그녀의 어록을 보면 아니타가 이 홈페이지에 모인 우리 모두의 이상이고 대모이며 동지인 것을 알 수 있다.

<3> 내가 저자라면

나는 이 책에 대해서 이 꼭지에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오히려 이다음에 만일 내가 책을 내게 된다면, 아니타처럼 한 페이지를 다 사용해서 인용구를 꾹꾹 눌러 써 주리라, 그럼으로써 내 의견에 많은 지원부대가 있음을 그리고 우리가 외롭지 않음을 웅변하리라, 아이디어를 얻어왔다. 한 가지, 바디샵의 포스터에 대한 사진은 더러 있는데 사진에 대해서는 조금 인색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19명의 오고니족 투사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과, 바디샵과 직거래를 하는 소규모 원주민 공동체들, 그리고 아니타가 여행한 그 많은 여행지의 사진이 보고 싶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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