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끝 없는 도전과 용기, 청림출판 2001


1. 첫 인상

서점에서 책을 살까 말까 잠시 주춤거렸다. 책은 멍청하게 두꺼웠고, 2001년에 초판이 발행된 이후 2006년 4월 기준으로 54쇄나 발행된, 새로울 것이 없는 책이었다. 블링크, 이것이 순간의 인상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로구나. 겉 표지에 실린 잭 웰치의 사진이 나를 사로잡았다.
자신감에 넘치는 온화한 에너지가 뻗쳐 나오고 있었다. 나는 책을 구입하였다.


2. 책을 읽으며 - 용병술과 열정

한 나라의 대사처럼 객차 안의 통로를 왔다갔다하며 농담을 주고 받는 철도공무원인 아버지와, 엄격한 어머니가 있는 성장기와 GE 입사 초기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타고난 승부사적 기질과 조직자의 기질을 가진 잭 웰치가 GE의 거대한 관료주의를 타파하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끝도 없이 계속되는 인물평과 사업성과가 이내 나를 질리게 했다. 경영이나 인사관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600페이지가 넘는 내용이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알짜배기였겠지만 나는 사업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용어나 수치보다는 그의 용병술, 직관적인 기질과 인생에 더욱 관심이 갔다.

잭 웰치는 말한다.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최고의 직원을 얻는다면 넘지못할 위기가 없다고. 그것을 그는 어린 시절 스포츠에서 배웠다.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최상의 배치를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는 평생에 걸쳐 그 원칙을 실천해 나갔고 결국 게임에서 승리했다.

GE의 관료주의와 비효율적인 관리층을 타파하기 위한 그의 구조조정은 무자비하게 비쳐졌지만, 그의 지론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잭 웰치야말로 ‘사람’을 중요시하는 경영자인 것을 알게된다. 가장 잔인한 일은 어떻게 해야 발전하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실력이 나아지지 않으면 쫓아내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교육’에 우선순위를 두었고, 학교에서도 계속 평가를 받던 사람들이 회사라고 해서 ‘평가’받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고 말하며 GE에서 항상 강조되는 것은 ‘평가’라고 한다. 적재적소에 ‘인재’를 앉히기 위한 그의 직관과 투자는 놀라울 정도로 강하고 때로 유머러스하기조차 하다.

GE 법률부서의 새로운 담당자 벤 하이네만이 함께 일할 인재를 스카우트할 수 있도록 백지수표 외에 옵션을 추가하는 잭 웰치, A급을 통해 A급을 채용하는 고전적인 방법이라고.

스포츠광인 여성 임원인 조이스 헤겐한을 인터뷰하면서 야구에 관해 질문하는 장난끼있는 잭 웰치, 그의 ‘사람위주 경영’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자신의 후임자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과 스케일이었다. 후임자 선정에 7년 전부터 모든 자료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최상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 나라 특유의 냄비근성과 비교하게 만들었다.

그의 인재에 대한 철학은 당연히 그의 리더십 이론의 핵심을 차지한다. GE 리더십의 기초가 되는 것은 4E이다. 강력한 에너지 Energy, 다른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능력 Energize, 까다로운 의사 결정을 결단하는 Edge, 자신의 약속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실행력 Execute 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4E는 하나의 P와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Passion이다. 잭 웰치는 분명하게 정리한다. 스스로 열정이 있어도 남들에게 열정을 불어넣지 못하면 소용없다고.

나는 그에게서 승부욕이 강하고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한 인간의 전형을 보았다. 그 정도의 에너지라면 평범한 사람들의 서 너 배 인생을 산 것과 같은 상황과 업무량과 효과를 발휘한 것과도 같을 것이다. 그가 경영에 올인했듯이, 분야가 무엇이든 간에 자신의 꿈과 한계를 끝까지 가 보는 것은 매력적인 삶의 자세이다. 나는 그의 열정과 집중력에서 시사받은 바가
크다.



3. 골프에 대한 짧은 생각

우리나라에서 골프라는 스포츠는 조금 우습다. 개인적인 편견이겠지만, 좁은 땅덩어리에서 과도한 비용을 들여가며, 조그만 구멍에 조그만 공을 집어넣는 스포츠란 아무래도 조금 우습다. 땅이 넓은 나라에서는 상당히 저렴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골프가 인생일대의 큰 선물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골프에 대한 편견이 수정되지 않고 있던 차에, 잭 웰치의 자서전을 읽으며, 골프와 스포츠라는 것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만큼 그에게 골프는 소중하고 또 많은 역할을 하는 것이기도 했다.

잭의 아버지는 열차에서 만난 거물들이 항상 골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주목했다. 따라서 잭이 야구, 축구, 아이스하키를 하는 대신에 골프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골프는 잭이 아버지에게 고마워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 일생을 함께 할 골프를 치도록 해 주었던 것이다.

사무실 외의 장소에서 인재를 접해봐야 할 필요가 있을 때, 그들은 언제고 골프장에서 만났다. 잭이 두 번째 결혼한 제인에게 골프를 가르쳐 준 후, 비로소 제인이 진정한 파트너가 되었다고 말하는 부분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같이 할 수 있을 때의 기쁨이 전해지는 표현이었다. 또한 주니어 토너먼트에 참가한 일곱 살짜리 손자의 캐디가 되어주는 잭 웰치!

이 책에도 실려있거니와, 프로 골퍼인 그레그 노먼을 이겼을 때의 스코어 카드를 지구상에서 알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팩스로 보낸 잭 웰치! 나는 그에게서 진정으로 일에 몰입한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을 엿볼 수 있었다. 골프는 잭이 정말 좋아하는 두 가지, 즉 ‘사람’과 ‘경쟁’을 완벽하게 조화시켜놓은 스포츠이며, 자기처럼 게임에서 이기고 지는 것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다면 우리도 골프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잭 웰치!

딱히 골프는 아니겠지만, 인생을 함께 하는 장치로서의 스포츠에 대해 강한 동기유발이 되었다. 책을 한 권 읽으면 본격적인 주제보다도 부수적으로 배우는 것이 더 짭짤하다.
좋은 일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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