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미탄통신2008. 3. 13. 00:56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이 3월 5일자 '그림에세이'에서 '자체발광'이라는 표현을 했군요.
나를 표현할 때 사회적인 지위나 재산 등 '후광효과'에 의지하지 않고 내적 자신감을 스스로 뿜어낸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요, '자체발광'하는 사람이 흔치는 않지만 겪어보니 참 근사하다고 말합니다.

나도 가끔 생각해보는 부분이라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나는 사람을 후광효과에 견주어서 판단하지 않거든요. 당연히 나 자신도 후광효과에 의지해서 판단받을 생각은 없습니다.  아무런 후광도 없는 사람의 자기위로가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진정한 내적 자신감'은 정혜신의 주요한 관심사인지, 그녀의 글 중에서 두 어 번 더 접한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직업상 만 여 명에 가까운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 보았지만, 진정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는 식입니다.

예전 같으면 '나는 진정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어' 하고  쉽게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요즘은 조금 생각이 복잡해졌습니다.

내가 아무리 '자체발광'을 한다고 해도, 그것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다면 의미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지요.
가령 동화작가 권정생님처럼 어른이 읽어도 감동적인 동화를 쓰는 분이, 평생을 남루하게 살다 가셨거든요.
우리 사회에서 아무도 권정생님의 빛을 알아봐 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권정생'이라는 동화작가를 갖지 못하고 말았을 것이라는거지요.

'사회적인 지위'나 '재산'처럼 세속적인 잣대는 아닐지라도, '명예'나 '감동'같은 후광효과는 있어야 '자체발광'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외부의 지지가'전혀' 없이도 '자체발광'할 수 있는 사람은 글쎄요. 스스로 의미를 찾아내고 스스로 존재하는 '성인'급이 아니고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이 세상 안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범인이라면, 최소한의 '인정'은 필요하다. 무언가 사회적인 목표를 가졌다면 최소한의 '대중적 지지'는 필요하다, 그래야 내면적 자존감도 유지할 수 있다~~ 

그러고보니 솔직함과 사교적 위장, 나다운 것과 대중의 눈높이와의 조화란 그저 필요의 차원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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