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미디어랩 주관으로 블로거컨퍼런스가 열리네요. 추첨에 의해 블로거 2400명을 초대하는 대형행사인데요, 언뜻 봐도 짜임새있는 순서가 돋보입니다. 참가신청을 할까 망설이다가, 이 행사에 연사로 초대된 블로거를 후벼파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a href="http://helloblogger.kr" target="_blank" alt="대한민국블로거컨퍼런스"><img src="http://helloblogger.kr/img/blogger_400_105.jpg" border="0"></a>



'김홍기의 문화의 제국'은 그래서 알게된 첫 번 째 블로그입니다. 본가인 http://blog.daum.net/film-art  에 1000개가 넘는 포스트에 질려, 티스토리로 제국을 확장한 별채 http://misool.tistory.com 만을 훑어보았습니다. 50여 개의 단출한 포스트이지만,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미술과 패션, 여행을 '살아내는' 내용에 숨이 차오릅니다.

가족의 반대로 미대에 진학하지 못하고, 국제적인 비즈니스맨이 된 그가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을 미술은 이미 전문가의 경지를 넘어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직업상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더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접하고, 경영적인 감각까지 겸하여 미술을 보게 되었으니, 사람살이란 참 오묘한 일입니다. 처음에는 살짝 비껴가는듯한 그의 꿈이 한 번의 뒤틀림으로 오히려 더 강화되었으니 말이지요.

그는 이미 책 '미술읽어주는 남자'를 펴냈으며, '패션디자인스쿨'을 번역했고, 3년에 걸쳐 준비한 책 '패션, 미술의 옷을 벗기다'의 출간을 앞두고 있나봅니다. 그저 책의 순서대로 볼 때, 처음에는 일반적인 미술에 대한 관심이 점차 패션으로 특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그의 비즈니스맨으로서의 경력이 플러스가 될 수 밖에 없었겠지요.

속초에서 러시아횡단열차가 출발하는 블라디보스톡과 연결된 자루비노라는 항구로 가는 배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는 최근 속초에서 출발하여 25일간 러시아를 횡단하고 돌아왔습니다. 여행길에 LG 키에프 사무실의 초청으로 우크라이나에서 특강까지 했습니다.  세계의 명화 속에 숨은 패션 이야기와 문화사적인 뒷 이야기, 으음 최근에 탈고했다는 책의 주제로군요. 미술을 상품에 접목한 제품, 디자인이 일반 상품기획에 어떻게 영향을 마치는지에 대한 강의였다니, 참 재미있었겠습니다. 강의에 거론된 예화 중에, LG 가전제품에 쓰인 꽃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싶었더니, 하상림이라는 화가의 작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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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집에서 작업하는 하상림의 모습인데요, 꽃 그림이 눈에 익지요?   가전 매장에서 눈여겨본 디자인이라 어찌나 반가운지요.

이런 주제의 강의를 할 때, 그의 이력이 신뢰를 더 해 주었을 것 같습니다. 서로 상반된 것 처럼 보이는 경영과 미술의 연결에 김홍기 만이 해 줄 수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세계3대 축제의 하나라는 프랑스 망통의 레몬축제에서 이끌어내는 그의 결론이 이를 웅변합니다.

처음에는 내세울 것없던 작은 시골마을인 망통이, 레몬축제의 성공으로 관광지로 거듭나게 되는데요. 이 곳을 둘러본 그의 소회는 축제의 의미에서부터, 관리방식, 제3세계의 개발철학으로까지 번져갑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지역축제가 있지만, 축제테마를 선정하고 관리하는 전과정에 시스템적인 안정성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조심스러운 진단과 함께, 내 지역의 생산물을 문화적으로 포장해낼 수 있는 문화마케팅의 역량, 나아가 '가내수공업을 벤처기업화'하는 개발철학을 촉구하는거지요.

주말이면 습관처럼 갤러리에 나가 자신의 마음에 들어오는 전시회를 소개해준 덕분에, 참으로 기발한 상상력과 섬세한 조형작업과 우직한 걸음걸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제 눈이 호사했네요. 언제고 자투리시간에도 들릴 수 있는 온라인 갤러리를 발견해서 참 기쁩니다. 어쩌다 인사동에 가도 어디를 둘러봐야 할 지 몰라 서성이던 발길에 확실한 목표가 생겼습니다. 그러니 김홍기는 확실하게 '그림을 읽어주는 남자'가 맞는군요. ^^

그가 소개한 화가 중에, 그림 제목을 "ㅠㅠ", "~~" " 야!" .... 처럼 붙인 이상선과, 사진의 기록성과 회화의 이념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박지혜가 기억에 남네요. '패션피규어'라고 소개한 조정화의 피규어 작품들은 특별히 패션에 중점을 둔 작품 같지는 않습니다. 언젠가 지나치며 본듯도 한 가수 비의 피규어를 만든 작가로군요.

근대이전까지 인류는 조각을 통해 썩지않는 불멸의 신체를 꿈꿔왔다고 하는데요. 그 시대에 주로 신을 조각했다면, 현대에는 그 자리를 연예인으로 대체했다는 설명이네요. 연예인은 우리 시대의 신화요, 신의 이미지를 대체하는 육체라구요. 작가 조정화의 미니홈피에 가 보니, 작가는 비와 김성수의 왕팬으로서 자신의 사랑을 피규어로 형상화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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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다는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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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실물과 똑같습니다. 만나서 사진 찍을 때 짜식이 ^^ 상의를 벗고 촬영에 임해주었더라면,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거라고 하는 작가가 참 발랄해 보여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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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도 피규어입니다. 굉장히 사실적이지요? 
그녀의 '원피스' 작품들도 참 인상적인데 퍼 올 수가 없었습니다.


김홍기가 특히 좋아한다는 판화가 서정희의 작품에 붙인 해설에서는, 특히 저도 곱씹어야할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만남은 세렌디피티라 불리는 우연으로 시작하지만 관계라는 아름다운 힘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건축물처럼 시간을 들여가며 곰삭이는 발효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 분의 작품 속에는 바로 그것, '발효의 시간'이 녹아있다. 관계란 껴안음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가 거론한 작품은 아니지만, 서정희의 작품을 하나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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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규라는 화가가 '꽃을 든 사람' 전시회에 직접 붙인,  꽃에 대한 상념도 오래 남았습니다.
"꽃은 삶에 대한 열정, 사랑, 열망의 상징이다. 꽃을 든다는 것은 세상과의 소통을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이 거대한 열망의 꽃을 전하고 싶다. 삶이 지속되는 한, 꽃을 놓지는 않을 것이다."
김홍기는 이 해설을 읽으며, '화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데요, 제게도 '화엄'이 섬광처럼 와서 박혔습니다.
언제고 다시 이 단어와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역시 그 전시회의 작품은 아니지만, 한애규의 작품도 하나 옮겨봅니다.
이제 이미지없는 글은 받아들이기가 어려운데, 하나라도 퍼올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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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어느 화가보다도 그림에 빗대어 자신의 감성을 풀어내는 김홍기가 인상적입니다. '관계'의 소중함을 참 늦게서야 배운다며, 차별화된 삶만이 아름답다고 스스로 몰아쳐온 시간에 대해 회한을 비치는 김홍기.
전세계를 종횡무진 누비며 협상을 성사시키는 비즈니스맨으로서의 전문성, 전세계의 그림을 논하며 자신의 심경을 토로할 수 있는 방대한 컨텐츠가 부럽습니다. 그가 어느 작품엔가 붙여놓은 시 한 편을 옮기며 글을 맺습니다. 한없이 순수해보이고, 어쩐지 아픈 기억 하나쯤 간직하고 있을 것 같은 그의 편린이 드러나는 시입니다.


명랑한
 당신의 웃음소리가
찢어버렸어
도무지 어찌해볼 수 없던 것들을
찢어부수고 보여주었어

하늘을
푸른 하늘을
시간와 공간이 바람처럼 떠도는
푸르른 하늘로 된 세상을 열어주었어
한 번의 명랑한
당신의 웃음소리가 찢어주었어
내 생의 자연을

나해철 - 웃음소리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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