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사진의 힘2008. 2. 20. 16:05
왜관촌년 조선희 카메라와 질기게 사랑하기 상세보기
조선희 지음 | 황금가지 펴냄
조선희가 얘기하는 일과 사람과 사랑, 그리고 도전. 첫 작업, 김중만 어시스턴트 시절의 작업, 해외에서 찍은 풍경과 인물 등 순수 사진 작업을 비롯해 송혜교.이정재.비 등 연예인 포트레이트까지 개인적으로 아끼는 작업을 함께 공개한다.

2004년 저자가 서른 셋에 펴낸 사진집 겸 수필집이니 빨리 성공한 셈이다. 단순하고 열정적인 스타일답게, 헝그리정신으로 부딪쳐, 사진작가 조선희로 알려지기까지의 과정이 적혀있다.  어려서 남아있는 최초의 기억이 눈물이라 그런가 본인 스스로 사랑 결핍증이 있다고 말한다.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남자친구는 비슷한 유년을 보냈는데, 거꾸로 사랑기피증에 걸렸다고 한다. 똑같은 경험에서 정반대의 해석이 나오고,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는, 변화무쌍하고 예측불허의 이 '사람'이라는 존재. ^^

그런가하면 여고시절 짝사랑했던 선생님과의 기억도 재미있다. 좋아했던 선생님이 우연히 사진반 담당이어서, 사진과의 첫 인연이 시작되었는데, 대학에 진학한 후 선생님을 뵈러갔더니, 선생님왈, 왜 그렇게 자기를 싫어했느냐고 ~~.

성공한 사람의 자서전에조차 성공한 이유의 1%도 나와있지 않다고 말한 사람이 있었다. 그러면서 성공의 요인을 '전략의 집합'이라고 말했는데, 나는 그것을 알듯도하다. 그런데 조선희의 경우 특별난 전략이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김중만이라고 하는 스승, 불같은 성미에도 불구하고 김중만의 어시스턴트를 진국으로 해낸 점, 상대적 희소성 때문에 여자인 덕을 보았다는 것- 본인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이 결정적인 이유가 아니라면, 조선희의 실력이 뛰어나다고 봐야할 것이다.

어쨌든 조선희는 서른 셋의 그 해에 일년의 반을 해외에서 사진촬영을 해야 할 정도로 바빴다. 조금은 잡다한 일상사-지인들 이야기와 요즘 어시스턴트에 대한 분통터뜨리기 등- 에 조금 지리해질려고 할 때, 순간 정신이 번쩍 났다. 인물사진 잘 찍는 조선희라고 이름이 났다더니, 쟁쟁한 연예인들이 그녀의 책을 위해 사진을 찍었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연출된 흑백사진도 꽤 강렬하거니와, 이들 피사체에 대한 조선희의 사랑이 장난이 아니었던거다.

조선희는 사진작가 초창기에 배우 이정재의 인물사진으로 호평을 받았나보다. 그녀 자신이 다음 사진 한 장으로 포토그래퍼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본듯도 한 사진이다. 그들은 사진작가와 피사체로서 만나 완전히 의기투합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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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그녀는 자신의 모델을 피사체라고 부르고 있는데, 피사체 한 명 한 명에게 주어지는 감각적인 파악과 애정이 놀라웠다. 가령 송혜교, "그녀는 천의 얼굴을 가진 피사체다. 그러나 내 카메라 앞에 앉자마자 그녀는 송혜교가 아닌 남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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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


"이병헌, 그는 조금은 까다로운 피사체다. 아마 그것은 그 자신의 배우로서의 욕심 때문이기도, 혹은 그가 바라는 것 너머의 어떤 이미지를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추운 겨울, 그의 얼굴에 물을 끼얹고 그의 몰아 쉬는 숨소리를 들으며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난 아름다운 배우 이병헌이 아닌 나만의 아름다운 피사체 이병헌을 처음으로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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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그리고 이은주, "메이크업도 헤어스타일링도 하지 않았다. 옷도 그녀가 입고 온 그대로 내 카메라 앞에 세웠다. 덜도 더도 아닌 이은주를 찍었다. 그녀의 첫인상, 연약한 모습이지만 강한 눈빛의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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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그리고 류승범, "그는 범상치않은 아이다. 처음부터 그랬고, 그를 알아갈수록 그 생각은 더욱 진해졌다. 어느날 그는 사적인 자리에 레게 머리를 방금 풀어 떡이 된 머리를 하고 수염을 기른 채 노숙자 같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그 자리에서 노숙자 연기를 하는데... 놀라웠다. 연기자로 타고난, 그리고 그것을 즐기고 있는 류승범이라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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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범



그리고, "사진을 찍는 것만이 날 정점에 오르게 할 수 있다" 고 말하는 작가 조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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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희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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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이책 집에 있는데! 동방에서 살짝 해온..-
    사진예술의 이해 시간에 특강오셔서 한번들은적있었고
    거울신화 전시갔다가 딱 마주쳐서 인사한적도있었고
    선배님은 저를 모르시지만.ㅠ_ㅜ
    그때도 강의 들었었는데. 참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것 같아요.
    강의도.사진도.

    ㅎㅎ
    연영회가 참 매력적인 곳이라니까요..

    2008.02.20 23:36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조선희도 그랬지만, 락이네 기수 짱도
      순전히 연영회 찾아서 온 거라고 들은 것 같아.
      그 친구 사진 정말 다르더라구.
      난 좌린과 비니처럼
      동아리에서 만난 커플이 제일 부러워
      같은 취미와 같은 인맥을 갖고 있는 사이가
      얼마나 성장가능성이 있고,
      완충지대가 있는지를 알고 있으니까 말이야.
      이건 절대로 다른 의도를 가진 말은 아닌 것 알지? ^^

      2008.02.21 07:43 [ ADDR : EDIT/ DEL ]
  2. 좋은 자료 감사 드립니다. 저도 한번 엮어 봤어요..

    2008.05.18 18: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그냥 단순한 독후감일 뿐인데, 전문적인 자료를 엮어주셔서 조금 놀랐습니다. 제가 트랙백하지 않는 이유는, 제 글이 너무 단순하고 책 속 사진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2008.05.19 08:14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