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트머스, 이름을 참 잘 지었다. 좋은 인터넷서비스를 발굴, 지원, 투자까지 해 주는 프로젝트이다. 리트머스 시험지를 통해 산,염기를 판별하듯, 새로운 서비스의 동력을 검증하는 가상실험실인 셈이다. 이 프로젝트를 발주한 소프트뱅크미디어랩 류한석소장은 리트머스의 정체성을 연예인 매니지먼트와 흡사하다고 규정한다. 스타를 발굴하여 지원하고 일정지분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리트머스가 연예인매니지먼트와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은 ‘사회적 가치’를 강조한다는데 있다.


리트머스는 신청자를 받아 클로즈베타, 오픈베타를 거쳐 상용화 여부를 결정하는데, 그 기준은 이렇다. 방문자수, 페이지뷰, 이용자층, 수익모델 그리고 사회적가치. 사회적가치가 있는 서비스를 발굴, 지원함으로써 소프트뱅크미디어랩은 IT생태계의 복원이라는 명분을 지키고, 업계의 일원으로서 ‘올바른’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또한 류소장의 글에는 유독 ‘팀’에 대한 강조가 많다. 어찌보면 아이디어, 기획력, 기술력, 마케팅력 그런 각각의 요소들보다도 유기적인 팀구성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팀이 잘 구성되어 있으면 기획, 개발, 마케팅이 어떤 식으로든 향상되고 실제로 구현이 되지만, 팀이 잘 구성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구현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단지 생각으로 그칠 뿐, 실행이 안된다는 것이다.


IT업계의 특수성과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이런 생각은 ‘사람중심’의 철학으로 발전하고 있다.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인적자원에 대한 그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자.


"첫째, ‘챔피언(또는 스폰서)’은 자신에게 조언을 해주고 새로운(어쩌면 파격적인)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대개의 경우 자신보다 경험이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손윗사람이다. 챔피언이 없는 사람은 모든 문제를 자신의 얕은 경험으로 판단해야 하고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


둘째, ‘파트너’는 자신의 결점을 보완해주고 자신이 할 수 없거나 잘 하지 못하는 영역을 맡아주는 동료이다. 인생에서 진정 소중한 사람인 소울메이트(soul mate)가 있다면, 특별한 업무적 동반자로서 파트너가 있는 것이다.


셋째, ‘스탭(staff)’은 정해진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특정 역할을 담당하여 맡은 바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해내는 사람이다. 대개의 경우 업무적 지시를 할 수 있는 손아랫사람이다. 부하직원이라는 표현을 일부러 쓰지 않은 이유는, 필자가 역할 중심의 표현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며 또한 조직에서 그냥 주어진 임시 관계가 아니라 의기투합한 관계를 뜻하기 때문이다. "

단지 수익률높은 인터넷서비스의 발굴업체라면, 나의 관심을 끌지 못했으리라. IT생태계, 올바른 영향력, 인적자원... 류한석소장의 순수한 열정이 나의 시선을 붙잡았다. 그가 어느 글에선가 인용한 구절을 보라.


우리 모두 현실을 직시하자. 그러나 가슴 속엔 항상 불가능에 대한 꿈을 가지자. --체 게바라 --


IT에 재능있는 사람들은 좋겠다. ^^ 기술과 자본이 없어도 아이디어가 곧 돈이 되는 PTP 비즈니스에 이렇게 막강한 지원자까지 있으니말이다. 리트머스에 입주신청을 하려면 아이디어 형태로는 안되고 적어도 프로토타입까지는 있어야 하지만, 중요한 씨앗은 아이디어가 아닌가.

리트머스에 입주하게 되면 서비스에 대한 호스팅, 기술 및 기획 컨설팅, 피드백과 홍보를 지원받고 투자도 가능하다. 개발자의 리스크와 비용이 대폭 절감되어, 개발자는 비용걱정 없이 자신의 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다.  2007년11월 1일 이벤트관리 onoffmix.com, ucc제작 storyberry.com, 대학생SNS rukie.com이 입주하였으며, 올해초 논술의 오픈마켓opennonsul.com을 포함해서 4개 업체를 추가하여, 총 7개 서비스가 입주해있다. 얼핏 보아도 대학생을 포함해서 창업자 연령이 상당히 젊다. 생활의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서비스가 속속 입주되어, 귀추를 주목하게 한다.

2000년 초 닷컴 버블이 붕괴된 이후, 2006년부터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웹2.0의 열풍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벤처창업은 지극히 저조하다고 한다. 외국에서 성공한 서비스들의 ‘따라쟁이’ 서비스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고. 이런 상황에서 벤처창업을 지원, 투자하겠다고 나선 리트머스같은 업체가 있으니 얼마나 든든한가. 그야말로 IT생태계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일이다.

리트머스에 입주하게 되면, 소프트뱅크에서 투자우선권을 갖는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한국지사인 모양이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태터앤컴퍼니에 15억을 비롯해서 7개 기업에 100억 정도를 투자했다. 물론 리트머스에 입주하는 서비스업체는 훨씬 적은 창업자금으로도 세상에 데뷔할 수 있고, 시장성이 인정되면 일본진출의 길도 뻥 뚫린 셈이다.

포기할 수 없는 아이디어와 개발의지를 가진 그대여, 리트머스로 오라. 어떻게 이용자들로부터 강한 호감을 끌어내고, 그들을 중독시킬 것인가 함께 상의하라. 나는 여기에서 굳이 ‘젊음’이라는 용어를 쓰지않으려고 한다. 점점 높아지는 컴퓨터 유저의 연령을 보나, 점점 섬세하고 다양해지는 인터넷서비스의 개발을 보나, 젊음에만 한정된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나이에 상관없이 도전의식과 실험정신에 불타는 이들이여, 리트머스로 오라. 여기에서 당신의 실험정신을 실험하라.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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