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미탄통신2007. 10. 14. 13:01
정혜신이라고 하는 필자를 아세요? 정신과 의사로서 특히 ‘남성심리’에 대해 많은 글을 썼지요. 그녀의 저서가 인물평전 중심으로 딱딱해보여 읽지않고 있다가, 우연히 블로그를 클릭했는데요. 이런~~ 이만한 필자를 이제야 발견하다니, 놀랍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했습니다.


정혜신의 키워드는 ‘공감’으로 보입니다. 사람은 물론 책과 영화와 연극에 ‘개별적으로’ 교감하는 수준이 빼어납니다.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인물에 대한 평전을 쓸 때, 컴퓨터 앞에 그 사람의 사진을 붙여놓고 글을 쓴다고 하네요. 글을 쓰기 위해 조사, 분석한 내용을 그 사람의 이미지 앞에서 걸러내는 행위가 흥미롭습니다.


이웃에 사는 화가 전용성의 그림에 맞추어 쓰는, ‘그림에세이’에서는 정혜신의 감성이 뚝뚝 떨어집니다. 전용성의 그림언어를 문자언어로 풀어쓰는 솜씨역시 ‘공감’의 영역일듯 싶은데요. 나는 이런 식의 이심전심이 제일 부럽습니다. 작가 양인자가 노랫말을 써놓으면, 남편인 작곡가 김희갑이 곡을 붙이는데, 어쩌면 그렇게 자기 심정을 정확하게 곡으로 표현했는지 양인자는 놀라곤 했답니다. 정말 부러운 교감수준이지요?


정혜신의 실험정신은 독보적입니다. 2003년에 소극장에서 ‘감성콘서트’라는 이름으로 100분을 혼자 이끌었습니다. 그녀의 주된 관심사인, 남성심리 분야에 정서적인 접근을 하고 싶었다는데요, 조근조근 생각보다 여리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이야기하다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등병의 편지’와 ‘사랑밖에 난 몰라'.


남자들의 본심, 그 심연에 다다르기 위해 정혜신은 性의 영역도 탐사합니다. 전문적인 지식과 문학성으로 무장한 性에 대한 컬럼은 지독합니다. 거의 빨간 책 수준입니다. ^^ 아무리 전문직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해도, 근엄하기 그지없는 지식인사회에서 그만큼 대담하기도 쉽지않을것 같습니다.


정혜신의 대담함은 사회적인 관심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됩니다. 국가보안법이나 파병같이 굵직한 문제로부터 시사저널과 김승연회장 사건, 우리 사회의 집단적 무신경에 대해 경악하고 질타해마지 않습니다. 그녀의 관심은 전방위적으로 폭넓고, 그녀의 분석은 사회병리학을 해부하듯 예리합니다.


지성 감성 사회성을 두루 갖춘 복합적 시각, ‘중견남성’을 자기분야로 특화한 전문성, 언어구사력, 하고싶은 말을 뿜어내는 과감함, 그 총체적인 것으로 자리잡은 ‘정혜신’이라는 브랜드.... 나는 그녀가 부럽습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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