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미탄통신2007. 10. 14. 13:00
방송작가의 대모 김수현작, “내 남자의 여자”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김수현 특유의 집요한 장치와 강한 캐릭터들이 버거워서 두 세 번 밖에 보지 않았지만, 통념상 ‘할머니’ 나이에 도달한 김수현의 감각이 더욱 날카로워진 것을 느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이화영으로 분장한 김희애의 감정몰입은 소름돋을만큼 대단했습니다.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TV 드라마에 흔치않은 팜므파탈 역이라 더욱 긴장했던 것같습니다. 기존의 단아하고 헌신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랑 앞에는 친구도 도덕도 없고, 오직 자신의 욕망만이 살아 꿈틀거리는, 그러나 사랑의 허상 앞에서는 잠시도 견디지 못하는 솔직하고 외롭고 강렬한 인간 유형을 생생하게 살려냈습니다.


김수현은 실제 현실보다 드라마 속의 가상세계를 더욱 현실적으로 느낀다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의 드라마가 그처럼 생생한 생명감을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김희애 역시 마흔의 나이에 이런 역할이 주어질줄은 몰랐다며, 맘껏 미모를 뽐내고 새로운 역할에 혼신의 힘을 다 한 것이 역력합니다. 그들은 일 속에 신들린 듯 몰입하고, 일과 놀이를, 일과 존재를, 결국 일과 삶을 하나로 통합시킨듯합니다. 그들처럼 일 속에서 놀 수 있다면, 삶이 하나의 놀이터가 되지 않을까요?


타임지가 2006년의 인물로 '당신(You)'을 선정한 바 있습니다. 블로그나 유튜브(YouTube), 마이스페이스(MySpace) 등을 통해 미디어 영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당신(You)'의 존재를 평가한 것이지요.


나는 이 기사를 개인주의 시대에 울려퍼지는 화려한 팡파레로 읽었습니다. 누구나 자기 취향에 따라 꾸밀 수 있는 블로그가 사회변혁의 추진력이고, 소수의 리더나 스타가 아니라, 張三李四의 개성과 감성이 최고라는 이야기니까요.


이 빛나는 개별성의 시대에,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도구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나의 삶이란, 나의 혼이 들어있는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김수현과 김희애처럼, 스스로 즐기며 남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당신은 이 한 세상, 무엇을 하며 놀고 싶은가요?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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