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에 김태우의 ‘미코노미’를 읽은 후, 제대로 블로그에 꽂혔다. 작년 10월 14일에 블로그를 시작했으니 석 달만에 성능좋은 점화물질을 만난 셈이다. 1주일동안 종이책은 만지지도 않고 블로그만 써핑했다. 그런들 어떠랴. 내가 읽고 있는 것은, 글은 물론 이미지와 영상과 자료링크가 자유자재로 되는 ‘또 하나의 책’인것을.


블로그, 여기에 또 하나의 세계가 있다. 웹 2.0의 정신이 개방, 투명, 참여라고 하던가. 그에 걸맞게 서로에게 열려있고 연결되어 있는 또 하나의 세계. 블로그에서는 한 사람의 관심사와 인생경로와 교제범위까지 여실하게 드러난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순식간에 의기투합하는, 문턱낮고 경계없는 세상이다. 무한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실험성과 역동성이 꿈틀거린다. 새로운 관계맺기와 새로운 기회가 여기에 숨겨있다. 이 세계에도 스타가 있다. 블로그세계에 진입하자마자 내가 발견한 스타는 네 명이다. 객관적인 평가에 상관없이 내가 주목attention!할만한 재미와 가치를 발견했다는 의미에서다.


첫째 태터앤컴퍼니 대표 노정석이다. 카이스트 재학시절 포항공대와의 해킹싸움을 주도하여 구속까지 되었다가 벌금형을 받고 풀려났다는 경력이 참 재미있다. 말로만 듣던 천재들의 행동방식이랄까. 회사를 시작할 때 상징적으로 차고에서 시작하지는 않았으려나 ^^ 그가 다음과 공동개발한 티스토리에 나도 입주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태터앤미디어에서 시도하는 블로그 파트너십도 재미있다.


둘째 이글루스의 문제아 레진이다. 살짝 수위를 넘나드는 선정성으로 인해 이글루스에서 제지를 받고 떠난다며 올린 마지막 글에 댓글이 만 개가 달렸다든가. 한 때 이글루스 트래픽의 절반을 레진이 먹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란다. 그리고는 다시 돌아온 레진, 새로운 블로그 문패에 ‘나 레진 아니다  네진이다’라고 올린 것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그의 블로그를 자세히 살펴본 것은 아니나, 독자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끼가 느껴졌다. 짬짬이 가서 살펴봐야지. ^^


셋째 ‘그만’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매경인터넷의 명승은기자이다.  이미 명망있는 블로거로 정평이 나 있지만, 기자답게 명료한 시각과 문체가 좋고, 특히 내게 다가온 부분은 이런 것이다. 처음부터 ‘브랜드’를 염두에 두고 블로그 이름과 아이디에 신경을 썼다는 점. ‘ringblog by그만’, 얼마나 깔끔한가. 아~~ 이쯤에서 그의 블로깅 원칙에 대한 글을 링크해줘야 하는데, 재주가 메주라서. ㅠㅠ


넷째 당연히 김태우이다. 앞으로의 세계가 전문성을 지닌 프로 아마츄어의 세계인 것을 그는 온 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남들에게도 이익을 줄 수 있는 생활방식의 표본이다. 그가 순수한 이상주의의 기치를 놓지 않고 실험을 계속해 나가기를 바란다. 그가 가진 전문성과 젊음이 부럽다. 얼굴까지 잘 생기다니!


이제 초보블로거로서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정리된다. 전문분야와 네트워킹이다. 내가 기꺼이 몰입하고 오래 갖고 갈만한 분야를 정해야 한다. 그 분야에서 나의 색깔이 묻어나는 글을 지속적으로 써야 한다. 정기적인 레터 형식으로 생산하면 더 좋다.  나의 관심분야는 지금으로서는 두 가지로 축약된다. 웹 2.0과 책을 연결시켜 비즈니스를 창조해내는 것과, ‘내 식대로 나이드는 방법’이다. 전자에 관심이 쏠려있으나, 선례가 적고 자료가 없어서 꾸준히 탐색은 해도 정기적으로 글을 쓰기는 힘들겠다. 후자는 ‘나이들기’ 에 대한 감회와 혁신적인 방법론으로서, ‘저렴하게 인생을 즐기는 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이론과 실천, 특히 취재까지 겸해서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 두 가지 주제를 가지고 세상사를 바라보아야겠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컨퍼런스 같은 곳에도 참여하고 싶다. 그럼으로써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팀블로그를 해 보면 재미있겠다. 그렇게 되면, 나의 두 번 째 과제인 네트워킹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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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종윤

    한선생님~ 선생님 블로그 덕분에 저도 주말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웹2.0과 비즈니스라는 두 개의 단어를 가지고 주말 내내 아주 잔뜩 놀았습니다. 덕분에 도덕경은 지지부진하고 책쓰기는 지리멸렬입니다. ㅎㅎ 너무 재미있게 잘 놀아서 책임지시라고는 못하겠네요. 오히려 감사하기까지 합니다.

    좋은 관심사를 만나 활활 타오르시는 모습이 참으로 좋아 보입니다. 그 세찬 불길에 힌트를 얻어서 제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던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다듬었습니다. 저도 선생님께서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시는 마음으로 당분간 주변 사람들의 검증을 받아볼 생각입니다. 기회를 만들어서 선생님께도 들려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워낙에 날카로우시잖아요. 사실 너무 예리하셔서 제 섣부른 논리가 반박에 박살날까 두려운 마음도 드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항상 즐블하세요~

    2008.01.28 14:28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ㅎㅎ 나보다도 종윤씨가 더 열정적으로, 방방 뜨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평소에 생각하던 비즈니스를 다듬었다니, 궁금하네요.
      꿈벗 김영훈씨가 늘 말하잖아요,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공개하고 사업자금도 공모해보자고. 처음으로 종윤씨가 시도해보면 어때요? 자금도 모이면 좋고, 중지를 모아 혼자서는 놓칠 수도 있었을 측면을 다듬고, 변경연 안에 좀 더 실행적인 분위기도 불어넣을 겸?

      2008.01.28 20:23 [ ADDR : EDIT/ DEL ]